특유의 향기를 낯선 이에게 느끼면
상황과 맞물리면서 

그 언젠가를 떠올리게 합니다.

작년여름과 닮은 향과 바람, 

햇살과 어우러진 습도의 조화로 놀라곤 합니다.
그리고 향이 찾아온 게 

지난 날이 찾아온 것만 같은 
묘한 체험을 하곤 합니다.

향기 뿐만 아니라 날씨와 

닮은 장소나 옷도 그렇습니다.
심지어는 한 마디 말에 불과하는 

소리마저 우리에게 무언가를 기억나도록 합니다.

결국 기억될 향기는

의도하지 않게 배이게 됩니다.
이 순간에도 우리는 무언가에 익숙해지며
훗날 기억될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표현은 다소 모호하지만 

무엇보다 정확하게 순간을 
기억나게 하는 향이 있습니다.
너에게도 묻고싶습니다.
그리고 네게 그런 향을 남겨 

내가 기억되고싶다는 생각입니다.

주문제작 향수 기재란에 채울 

질문을 읽어봅니다.
‘향을 간직하고싶은 이야기', ‘표현하고 싶은 향'. 

그리고 다시 고민해봅니다.
사랑하는 이가 있더라면, 

살갗의 향을 더듬어 기억하며
그와 가장 어울리는 매력적인 향을 

선물하고 싶은데 말입니다.

너랑만 기억하는 낭만, 랑만.

추억이라고 부르기에는
홀로 앞서 간 느낌이고
기억이라고 부르기에는

괜히 건조한
당신과 함께했던 장면을

오래도록 기억하려합니다.

오래도록 간직하고픈

장면을 떠올리며 써보려합니다.

되뇌기를 반복하며 잊고싶지 않은

그 날은 낭만이었다,
너랑만 기억하는 낭만, 랑만이 되었다 -

끄적이고픈 마음입니다.

빗방울의 개수만큼

하늘과 땅은 서로를 사랑했다네.
그렇게 햇살을 내리쬐고

비를 내려 사랑했다네.

충분히 따사롭게 그를 감싸안았고,

땅이 받은  빗방울의 개수 만큼이나 
하늘은 사랑했다네.

이름 3

당신의 이름은 몇 자의 획으로 이뤄졌고,
어떤 소리를 내는지요. 

나는 이름 부르기를 좋아합니다. 
이름은 내가 모두 담아내지 못하는 
당신을 온전히 가장 가득 담아내고 있으니까요. 

이름을 불러주세요. 
함께하는 날들이 차곡차곡 담길 수 있게 
내 이름을 불러 오늘을 기억해주세요.

좋아하는

체취가 배인 무언가를 좋아합니다.
옷도, 이불도, 다른 사물에서도 
그 사람의 체취와 흔적이 남습니다. 

그의 사물은 그를 닮아갑니다. 
그리고 그를 닮아 닳아갑니다. 
나는 그런 이유로 낡은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릅니다. 
새 것보다 낡은 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쳐간 손길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손을 계속해서 거쳐가는 물건이 
아름답게 낡아가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의 낡은 물건을 보며 그를 조금은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향 뿐만 아니라 손길을 닮아

닳아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흔적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어떤 농도로 어떤 향을 머금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러니 네가 내게 
조금 더 자세히 
조금 더 친절히 
조금 더 오래도록 

당신의 흔적을 남겨주세요.

혼자

덩그러니 남은 혼자가 좋은 게 아니라
이제껏 함께한 이들과 나눈 사랑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호흡이기에 
혼자-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사랑하는 계절을 당신도 사랑할 수 있다면

구월이 시작된지도 어느덧 닷새.
가을이 시작되었나봐요.

가을 향이 나는 걸요.
진한 노랑과 주황으로 거리를 뒤덮는
단풍은 아직이지만,
계절이 바뀐 건 느껴져요. 

이 가을의 냄새가 싫다고 했지만,
나는 이 계절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좋아하는 가을의 아름다움을 당신도 느끼고, 
내가 느끼는 가을을 당신도 사랑하게 된다면 
더이상 외로움과 고독-이라는 단어만을
연상케 하진 않을 것 같아요. 

푸르고 높은 하늘을 보며

가끔은 나를 생각해줘요.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올 때면

나를 생각해줘요.

짙어진 그 가을을 느끼며 좋아라 할 때에 
당신께도 그것을 전할 수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계절을

당신도 사랑할 수 있다면.

흔적

체취가 배인 무언가를 좋아합니다.
옷도, 이불도, 다른 사물에서도 
그 사람의 체취와 흔적이 남습니다. 
그의 사물은 그를 닮아갑니다. 
그리고 그를 닮아 닳아갑니다. 

나는 그런 이유로 
낡은 것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새 것보다 낡은 것이 아름다운 이유는 
거쳐간 손길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내 손을 계속해서 거쳐가는 물건이 
아름답게 낡아가기를 바랍니다. 
누군가의 낡은 물건을 보며 
그를 조금은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향 뿐만 아니라

손길을 닮아 닳아가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흔적은

잘 느끼지 못합니다.
어떤 농도로 어떤 향을 머금고 있는지를 말입니다.
그러니 
조금 더 자세히 
조금 더 친절히 
조금 더 오래도록 이야기 해주면 좋겠습니다. 

당신께 남긴 나의 흔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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